삼성화재 레오의 서브가 네트를 때렸다. 7년 만에 우승컵의 주인이 바뀌는 순간이었다. OK저축은행이 8년 연속 우승을 노리던 삼성화재를 무너뜨리고 창단 첫 우승을 달성했다.

OK저축은행은 1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3차전에서 삼성화재를 세트스코어 3-1(25-19, 25-19, 11-25, 25-23)로 제압했다.

2013년 4월 창단해 지난 시즌부터 V-리그에 뛰어든 OK저축은행은 올해 정규리그 2위로 돌풍을 일으킨 뒤 챔피언결정전에서 내리 세 게임을 따내는 저력을 과시하며 첫 왕좌에 등극했다. 우승상금 1억원.

이제 막 초보 딱지를 뗀 2년차 김세진 감독은 어린 선수들을 하나로 묶는데 성공하며 우승 사령탑의 칭호를 얻었다. 누구보다 삼성화재를 잘 알고 있는 석진욱 수석코치가 큰 힘을 보탰다.

경기대 3인방인 송명근-송희채-이민규는 시리즈 내내 제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첫 우승을 합작했다.

시리즈 내내 최고의 활약을 펼친 송명근은 MVP의 영예를 안았다. 송명근은 기자단 투표 총 28표 중 16표를 얻어 시몬(7표)과 이민규(5표)를 따돌렸다.

송명근은 세 경기 모두 두자릿수 득점으로 활약했다. 이날도 20점을 책임졌다. '시몬스터' 시몬은 무릎이 좋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21점으로 제 몫을 해냈다.

삼성화재는 8년 연속 우승이 무산됐다. 레오라는 걸출한 외국인 선수를 앞세워 챔프전 직행 티켓을 따냈지만 중요한 순간 기를 쓰지 못했다. 레오는 44점으로 분전했다.

시즌 초반 박철우의 군입대로 생긴 공백을 끝내 메우지 못했다. 정규시즌에서는 여러 선수들을 돌려쓰며 약점을 감췄지만 단기전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삼성화재 부임 20년을 맞이해 반드시 정상에 오르겠다던 신치용 감독은 훌쩍 커버린 '제자' 김세진 감독에게 막혀 고개를 떨어뜨렸다.

삼성화재는 3경기에서 고작 한 세트만을 따내는 최악의 부진을 보였다. 삼성화재가 포스트시즌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는 1세트 초반부터 OK저축은행 쪽으로 기울었다. OK저축은행은 삼성화재의 리시브 난조를 집요하게 공략했다.

송명근은 6-6에서 퀵오픈과 후위공격을 꽂아넣더니 2연속 서브에이스로 기세를 올렸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OK저축은행은 시몬이 레오의 후위 공격을 블로킹으로 차단하면서 14-7까지 달아났다.

삼성화재는 계속된 리시브 불안에 흐름을 잡지 못했다. 15-7에서는 리베로 요원 이강주까지 레프트로 투입하며 급한 불을 끄려고 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레오의 공격은 번번이 블로킹에 막혔다. 6개의 블로킹을 솎아낸 OK저축은행은 1세트를 25-19로 따냈다. 레오는 5점, 공격성공률 25%에 그쳤다.

2세트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OK저축은행은 송명근-시몬 콤비가 차곡차곡 점수를 쌓으면서 16-12로 앞섰다.

삼성화재는 레오의 강서브로 재미를 보면서 추격을 시작했다. 이선규는 시몬의 타점 높은 공격을 막아내며 힘을 보탰다.

16-15까지 쫓긴 OK저축은행은 아웃 판정을 받은 시몬의 공격을 비디오 판독으로 돌려내면서 삼성화재의 상승세를 저지했다. 반대로 삼성화재는 18-20에서 시몬의 득점 과정에서 안테나를 맞았다고 주장했지만 비디오 판독에서도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벼랑 끝에 몰린 삼성화재는 3세트 들어 마지막 힘을 냈다. 변칙 기용을 끝내고 정규시즌에서 가장 잘 통했던 류윤식, 김명진 콤비를 재가동했다. 잠잠하던 레오까지 살아나면서 21-9까지 치고 나간 삼성화재는 한 세트를 만회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OK저축은행 송명근과 시몬이 반전을 이끌었다. 송명근이 14-13에서는 재치있는 터치 아웃 공격을 성공하자 시몬이 곧바로 후위공격으로 화답하며 홈팬들을 열광시켰다.

줄곧 1~2점차의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OK저축은행은 22-21에서 시몬의 속공 실패로 동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시몬이 곧바로 속죄의 속공을 꽂아넣었고 박원빈의 블로킹으로 다시 2점차를 만들었다. 24-23에서는 레오의 서브 범실로 우승을 확정했다. 【발리볼코리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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