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리볼코리아(서울)=김경수 기자】18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 베르사이유홀에서 열린 2014-2015 V리그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여자부 감독과 선수들이 화이팅을 하고 있다.2015.03.18.

'봄 배구'에 나서는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3개 팀 감독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팀은 세 팀이지만 목표는 '우승' 한 가지다.

V-리그 여자부 한국도로공사와 IBK기업은행, 현대건설 등 3개 팀 사령탑과 대표 선수들은 18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V-리그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필승 의지를 다졌다.

정규리그 우승팀인 도로공사의 서남원(48) 감독과 정대영(34), 2위 IBK기업은행의 이정철(55) 감독과 남지연(32), 3위 현대건설의 양철호(40) 감독과 염혜선(24)이 각 팀 대표로 마이크를 잡았다.

IBK기업은행과 현대건설은 오는 20일부터 플레이오프(3선2승제)에 돌입한다. 플레이오프 승자는 27일부터 도로공사와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으로 우승 트로피의 주인을 가린다.

각 팀 사령탑과 선수들은 저마다의 간절함으로 우승을 외쳤다.

리그 1위 도로공사는 V-리그 출범 이후 첫 우승에 도전한다. 우승에 대한 간절함으로 도로공사는 지난 여름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온 세터 이효희(35)와 센터 정대영을 영입했다. 과감한 투자였다.

서남원 감독은 "FA선수들도 데려왔고 고참들이 잘해줬다. 니콜이 꾸준히 활약했고 문정원이 기대 이상을 해줬다. 황민경이 무릎이 안 좋은데도 잘 버텨줬다"며 "신구조화를 잘 이루며 좋은 성적을 냈다"고 정규시즌 우승 비결을 전했다.

이어 "도로공사가 유일하게 우승을 못 했다. 전 임직원과 팬들의 소망이 담겨 있다. 준비를 잘해 올해 새로운 역사를 쓰겠다"며 "간절함이 아니라 절실함"이라고 강조했다.

정대영도 "지난해 GS칼텍스에서도 우승했지만 올해가 마음가짐이 더 단단하다. 우리는 여자배구팀 중 한 번도 별을 달지 못한 팀"이라며 "우리 팀에는 베테랑이 많다. 이를 잘 이용해 통합 우승을 이루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를 1위로 마치며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했지만 GS칼텍스에 패해 우승컵을 눈앞에서 놓쳤다.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한 이정철 감독은 "(시즌 중)데스티니의 부상이 위기였다. 하지만 위기가 오히려 터닝포인트가 됐다. 박정아와 김희진이 책임의식을 가지고 성장했다"며 "어려움도 겪었지만 마지막에 제자리를 찾았다"고 시즌을 돌아봤다.

그러면서 "지난해 정규리그를 우승하고도 챔피언이 되지 못 해 간절함이 더하다. 올해는 지난해 못한 것을 꼭 이루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남지연은 "우승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우리만의 특색인 선수들의 응집력"이라며 "마지막 기회라 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승리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이번 시즌 처음으로 현대건설의 지휘봉을 잡은 양철호 감독은 1년 만에 팀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다. 부임 첫해 우승에 도전한다.

양철호 감독은 "팀에서 코치생활을 오래 하면서 선수들과 생각이 많이 맞았다. 선수들의 믿음과 단합이 지금의 결과로 나왔다. 내 능력은 선수들에게 미치지 못한다"며 포스트시즌 진출의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이어 "처음이지만 팀 전체가 하나가 돼 경기에 임하겠다"면서 "공격적인 부분에서 상대보다 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리시브 처리가 된다면 우리가 우승할 수 있다. 이를 보여주기 위해라도 우리가 우승할 것"이라고 도전장을 내밀었다.

염혜선도 "단기전이어서 체력적인 문제는 없다"면서 "우리도 어린 선수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절대로 어디에 가도 꿇리지 않는다. 3위에서 1등으로 올라가겠다"고 투지를 보였다.

감독들은 상대에 대한 분석도 내놓았다.

서남원 감독은 "IBK기업은행은 남지연 선수가 키플레이어다. 서브 리시브를 잘 버텨내면 안정적일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흔들릴 것"이라며 "현대건설은 리베로가 약하다고 평가된다. 김주하가 얼마나 잘 버텨주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이정철 감독은 "도로공사의 니콜은 데스티니의 몫이다. 이들은 미국 국가대표도 같이 했다. 데스티니를 잘 교육할 것"이라며 "현대건설은 폴리의 신경을 건드려 성질이 나게 만들겠다"고 대비책을 전했다.

이에 양철호 감독은 "폴리가 조금 신경질적인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지금 남자친구가 한국에 와 있어 심리적으로 안정돼 있다"며 "IBK의 채선아를 흔드는 것이 우리가 취할 전술"이라고 대응했다.

우승 트로피를 안을 경우 구단과 감독에 요청할 선수들의 톡톡 튀는 소원들도 눈길을 끌었다.

정대영은 "제일 힘든 것이 러닝이다. 이번 일년 동안 한 러닝이 이전에 배구를 하면서 한 것보다 많다. 아예 빼달라고 하면 안 빼줄 것 같으니 제발 운동장만 안나가면 좋겠다"며 "우리 감독님은 화도 안 내고 선수들의 마음을 잘 알아준다. 우승해도 보복할 것은 없다. 그냥 러닝만 안 뛰게 해달라"고 애원에 가까운 희망 사항을 전했다.

남지연은 "우승한 경험이 있지만 감독님이 항상 숙제를 내줘 휴가 때 놀지도 못했다"며 "올해는 한 달 정도 마음 편히 쉬면 좋겠다"고 소망을 드러냈다. 또 "감독님이 회식 자리에서 술을 먹을 때 한 번도 흐트러진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며 "올해 우승하면 왕사발 담은 술을 건네 감독님을 쓰러뜨리겠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선수들이 항상 가고 싶어 하던 하와이를 갔으면 좋겠다"는 염혜선은 오빠 리더십으로 통하는 양철호 감독을 두고 "나이차가 나서 오빠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우승하면 밖에 나가 하루라도 진짜 오빠처럼 야자타임을 하면 좋겠다"고 말해 양철호 감독을 당황하게 했다.【발리볼코리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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