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발리볼코리아 김경수 기자】 홍익대 김준영, 이시몬, 김재권, 김형진, 한선정, 백광현.(자료사진-2015.03.13).

'작은 고추가 맵다'라는 속담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팀이 있다. 바로 작은 신장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기본기와 조직력을 바탕으로 매 경기마다 예상치 못한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 홍익대다.

1990년대 후반까지 우리나라 배구는 작은 신장의 선수들도 실력이 뛰어난다면 모두 경기의 출전을 했고, 그땐 용병제도가 없었기 때문에 국내 선수들끼리 대부분 낮고 빠른 스피드한 배구 스타일을 추구하며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2005년도 KOVO(한국프로배구연맹)의 V리그를 출범하는 동시에 용병제도를 만들어 냈고, 그러다 보니 점차 우리나라도 유럽 스타일의 높은 배구 스타일을 추구해야 한다는 소리가 서서히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실력이 출중한 선수라도 신장이 작으면 프로 무대나 대표 팀에서 활약을 펼칠 수 있는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고, 실력이 부족해도 신장이 크면 모든 감독들이 이 선수는 키우면 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자신들의 팀에 데려가기 급급했다.

이러한 유럽 배구 문화가 자리 잡은 이 시대에서 유독 예전 우리나라 배구 스타일을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팀 또한 홍익대다.

'작은 고추가 맵다' 홍익대, 올 시즌도 맵나?

그만큼 홍익대는 작은 신장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팀들도 무시하지 못하는 토종의 힘 즉, 강력한 한방보단 끈질기게 버티는 악바리 근성으로 절대 포기하지 않고, 무조건 이기겠다는 강한 정신력으로 무장한 팀이다.

특히, 작년 팀의 득점포를 맡아줬던 좌우쌍포인 김재권(레프트)과 김준영(라이트)의 공격이 더욱 파워풀해지고 매서워져 올 시즌에도 에이스다운 면모를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주장 이시몬은 팀 사정상 본인의 원래 포지션인 레프트를 내려놓고 센터 자리로 복귀해 다시 한번 철벽 블로킹과 강력한 속공을 보여주고 있고, 팀의 중심인 세터 김형진은 작년에도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올 시즌에는 더욱 안정되고 상대 블로커들을 농락하는 토스웍을 선보이고 있어 홍익대가 우승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가볍게 해줄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올 시즌부터 처음 시합을 뛰게 될 떠오르는 신예 레프트이자 높은 타점을 이용한 공격이 강점인 한성정과 파워풀한 속공이 강점인 센터 채영근이 경험적인 면에서는 많이 부족하지만, 동계훈련 기간 동안 연습경기를 통해 지켜본 결과 본인들의 역할을 충분히 해내주고 있어 팀의 플러스 자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리더십보단 멤버십을 강조하는 박종찬 감독'

▲ 【사진=발리볼코리아 김경수 기자】 홍익대 박종찬감독.(자료사진-2015.03.13).

Q.동계훈련 때 어떤 점을 중점 두고 훈련했는가?
A.우리가 다른 팀과 비교했을 때 전체적으로 신장이 작아 스피드한 배구를 보여줘야만 승산이 있다. 그만큼 스피드한 배구를 하려면 체력적인 면이 가장 중요한데, 동계훈련 때 70%를 이 점에 중점 두고 훈련했다. 우리 팀은 상대보다 더 빨리 더 많이 움직여야 이기는 배구를 할 수 있기에 고통스러운 훈련을 감행했다.

Q.전술적인 부분에서 작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A.달라진 부분은 거의 없다. 우리 팀 중 거포라고 할만한 선수가 없기 때문에 개개인 선수들 한 명씩 모두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해내줘야 승산이 있다. 그래서 다른 전술을 만들려 하기보단 작년과 같이 팀 조직력에 초점을 맞춰 시합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 팀은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과 일치하다.

Q.예상 베스트 멤버는?
A.레프트는 김재권과 한성정, 센터는 이시몬과 채영근, 라이트는 김준영, 세터는 김형진, 리베로는 백광현으로 예상 베스트 멤버를 정했다. 또한 박철형(이하 레프트, 리베로)과 이대성은 시합 당일 컨디션을 봐서 언제든지 스타팅으로 투입될 수 있고, 조커로서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아직 확정된 건 아니지만 그래도 현재로서는 이 선수들이 유력하다고 생각한다.

Q.소속 팀 내에서 올 시즌 활약이 가장 기대되는 선수가 있다면?
A.기대가 된다기보단 작년과 같이 형진이가 팀의 중심을 잘 잡아줘야 우리 팀은 살아날 수 있다. 형진이가 흔들린다면 우리 팀은 승산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만큼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또한 재권이나 준영이 같은 경우는 알아서 본인들의 역할을 충분히 해내줄 것이라 생각하고, 신입생인 성정이가 얼마큼 해주느냐의 따라서 우리 팀 순위가 결정될 것 같다. 동계훈련 때 열심히 구슬땀을 흘리면서 노력한 만큼 선수들이 잘해줄 것이라 믿는다.

Q.소속 팀을 제외하고 올 시즌 활약이 가장 기대되는 팀은 어디인가?
A.객관적으로 봤을 때 인하대가 올 시즌도 좋은 활약을 펼치지 않을까 생각한다. 워낙 선수층이 두껍고 실력들도 수준급이라 작년 못지않은 전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하대를 제외하곤 우리와 성균관대, 경기대, 중부대 이렇게 4팀이 우승을 향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지 않을까 생각한다.

Q.평소 선수들에게 리더십이 아닌 멤버십을 강조한다고 들었다. 사실인가?
A.사실 리더십으로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올리는 것은 한계가 있다. 하지만 멤버십 즉, 선수들 개개인이 본인의 역할이 무엇인지 알고 충분히 해내준다면 상황은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달라질 것이다. 팀 내에서 분명히 잘하고 못하는 선수가 나뉘게 되는데, 잘하는 선수가 자기는 잘하니까 대충해버리면 팀이 한순간에 무너져버릴 것이다. 그만큼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 알고 충분히 해낼 줄 알아야 프로에 가서도 오랜 기간 동안 경기에 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학생 신분이면 성인과 다름없다는 뜻인 만큼 감독 코치가 이끌어 가기보단 선수들 개개인이 책임감을 느끼게 만들어 주는 것이 미래를 봤을 때 더 효율적이라 판단돼 평소에도 멤버십을 강조한다.

Q.올 시즌 목표는?
A.모든 팀들의 감독 코치와 선수가 똑같이 생각하듯 우리 팀도 우승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우리 팀은 신장은 작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다른 팀들에게 뒤처질 것이 하나도 없다고 생각한다. 동계훈련 때 열심히 준비한 만큼 좋은 경기력으로 꼭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하겠다.

'든든한 맏형 같은 주장 이시몬'

▲ 【사진=발리볼코리아 김경수 기자】 홍익대 이시몬.(자료사진-2015.03.13).

Q.현재 팀 분위기는 어떤가?
A.부상자들이 많아서 처음엔 산만한 분위기가 계속됐지만 훈련을 거듭할수록 선수들 모두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 알고 충분히 해내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만큼 현재 팀이 하나가 됐고 다들 하루라도 더 빨리 시합을 뛰고 싶어 한다. 이 분위기를 지속적으로 유지해 시즌 때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

Q.동계훈련 때 개인적으로 가장 중점 두고 훈련한 부분이 무엇인가?
A.감독님께서 말씀하셨겠지만 우리 팀과 나 자신을 냉정하게 봤을 때 신장이 큰 편이 아니라 체력적인 부분을 많이 끌어올리려고 노력했다. 또한 올해는 작년과 다르게 센터로서 경기에 출전하게 돼 세터와의 속공 호흡을 최대한 잘 맞추기 위해 밤새도록 연습했던 것 같다.

Q.동계훈련 때 실력이 가장 많이 향상된 선수는 누구인가?
A.(채)영근이가 가장 많이 향상됐다고 생각한다. 작년까지 시합을 뛰지 못해 처음엔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동계훈련 기간 동안 시청 및 다른 팀들과 연습경기를 치른 걸 봤을 때 내가 왜 걱정을 했을까 할 정도로 본인의 역할을 확실하게 해내주고 있다.

Q.올 시즌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다’란 생각이 드는 팀이 있는가?
A.사실 피하고 싶은 팀은 없다. 어떤 팀과 붙든 상관없이 무조건 이길 수 있는 경기를 펼칠 것이다. 거만하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그만큼 열심히 노력했고 현재 준비를 완벽하게 마친 상태다. 매 경기마다 최선을 다해 임해서 노력한 것이 헛되지 않도록 꼭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다.

Q.든든한 맏형 같은 주장으로서 올 시즌에 임하는 각오 한마디 부탁한다면?
A.드래프트를 앞둔 4학년이지만 한 팀의 주장이자 대학 마지막 시즌을 뛰게 될 선수로서 책임감 있게 팀을 잘 이끌어가고 내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또한 나 자신을 먼저 생각하기 보단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해 팀이 우승을 넘어 2관왕, 3관왕을 할 수 있도록 내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떠오르는 신예 레프트 한성정'

▲ 【사진=발리볼코리아 김경수 기자】 홍익대 한선정.(자료사진-옥천고 경기모습.2015.03.13).

Q.루키인데도 불구하고 주전 자리를 바로 차지했다. 소감이 어떤가?
A.아직 실력이 많이 부족한데 나를 믿고 스타팅 멤버로 투입해주신 감독님께 감사하다는 말씀 먼저 드리고 싶다. 또한 팀에 마이너스가 아닌 플러스가 될 수 있도록 매 경기마다 최선을 다하겠다.

Q.자신의 장단점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A.내가 신장이 큰 편이고 센터 포지션 경험도 있어서 그런지 블로킹 하나 만큼은 정말 자신 있다. 내 앞에 누가 공격을 때리든 다 잡아낼 수 있다는 자만이 아닌 자신감이 있다. 하지만 신장(키)이 커서 그런지 몰라도 발이 다른 선수들보다 많이 느린 편이다. 대학에 올라온 만큼 체력운동을 시간 날 때마다 열심히 해 빠른 시일 내에 보완할 수 있도록 하겠다.

Q.롤 모델은 누구인가?
A.전광인(한국전력) 선배님이 내 롤 모델이다. 현재 대한민국 최고의 레프트이자 어펜스와 디펜스 모두 강점으로 가지고 있는 훌륭한 선수라 롤 모델로 정하게 됐다. 또 감독님이 홍익대에 오시기 전 성균관대에서 감독을 하셨을때, 전광인 선배님도 지도하셨다고 들었다. 그만큼 감독님께 지도를 잘 받아서 나도 미래에 꼭 훌륭한 선수로 성장하고 싶기 때문이다.

Q.오는 16일부터 대학생 신분으로 처음 시즌을 맞이하고 시합을 뛰게 된다. 부담되지 않는가?
A.부담이 되기보단 설레는 감정이 더 큰 것 같다. 어린 시절부터 대학 무대에서 경기를 뛰고 싶었을뿐더러 동계훈련 때 정말 열심히 준비한 만큼 우리 팀이 어떤 팀인지 한성정이 어떤 선수인지 코트장에서 보여주고 싶다.

Q.'떠오르는 신예 레프트' 라는 명칭이 붙은 만큼 떠오르는 신예다운 패기 있는 각오 한마디 부탁한다.
A.떠오르는 신예라는 명칭이 붙은 만큼 거기에 금이 가지 않도록 매 경기마다 최선을 다할 것이고, 신인인 만큼 패기 있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실력으로 신인 중에 최고가 돼 꼭 신인왕을 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또 많은 분들이 나에게 기대를 가지고 있으신 만큼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해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매사 최선을 다할 것이다.

▲ 【사진=발리볼코리아 장도영 기자】 2015 홍익대 배구팀 단체사진.2015.03.13.
▲ 【사진=발리볼코리아 김경수 기자】 홍익대 선수들이 공격성공시키고 기뻐하는 모습.(자료사진-2015.03.13).

홍익대는 작은 신장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기본기와 조직력으로 무장하며 상대 팀들이 ‘피할 수 있으면 피하고 싶은 팀’ 1순위로 자리 잡았다.

그만큼 자신들의 단점보단 장점을 더 잘 살린 것이 신의 한 수였고, 그 어떤 팀과 맞붙어도 흔들리지 않는 경기력을 무기로 삼고 시즌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즌을 앞두고 최고의 컨디션과 최상의 분위기를 타고 있는 홍익대, 올 시즌에 ‘작은 고추가 맵다’라는 속담처럼 어떤 매서운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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