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광고효과 얼마큼 되나?
“경제도 어려운데 과다한 연봉 인상을 요구하거나, 선수노조를 만든다면 팀을 해체할 수도 있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프로 스포츠 구단들이 연봉협상때 내세우는 논리다. ‘수익은 적고 비용이 높다’며 앓는 소리를 하는 것이 경영진의 논리다.
(2009-2010 V리그 삼성화재-현대캐피탈 개막경기. 사진=스포츠포커스)
경향신문이 16일 입수한 한국배구연맹(KOVO) 2008~2009 V-리그 ‘브랜드 미디어 노출효과 통합보고서’에 따르면 사실은 그렇지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선수단을 운영하는 비용보다 브랜드 노출효과가 훨씬 큰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KOVO의 의뢰를 받은 SMS리서치앤컨설팅이 미디어 노출을 초단위로 분석하고 매체별 가중치를 적용한 ‘CPT방식’을 통해 분석한 결과를 보면 ‘장삿꾼은 절대 손해 보는 투자는 하지 않는다’는 경영논리가 그대로 확인됐다.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따라 수십억원에서 수백원에 달하는 파생효과를 얻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시즌 16억원을 들여 타이틀 스폰서를 맞은 NH농협은 투자에 비해 엄청난 ‘대박’을 터트렸다. 농협은 평균시청률 0.35%(재방송 포함•191경기)를 기준으로 할 때 경기중계 579억원, 스포츠 뉴스 364억원 등으로 1032억2513만원의 ‘브랜드 미디어 노출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됐다. 시청률이 오르면 오를수록 홍보효과는 더 커지는 논리다.
남여 부 각 구단도 다르지 않았다. KOVO의 2007~2008 시즌 분석에 따르면 현대캐피탈과 GS칼텍스는 구단(배구) 운영만으로 각각 465억원, 208억원의 홍보효과를 거뒀다.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한 것보다는 플레이오프를 거쳐 우승을 차지한 팀의 효과 폭이 더 컸다.
팀의 입장에서는 챔피언 결정전에 직행, 안도의 숨을 쉴지 모르겠지만 경영적인 측면에서 브랜드 노출 효과는 그렇지 않았다. 한번이라도 경기를 더 많이 해 노출횟수가 많은 팀이 돈을 더 번 것이다.
프로배구의 각 구단은 인건비(선수•직원)를 포함해 남자팀이 32억~35억원, 여자팀 26~29억원의 운영비가 소요되는 것을 알려져 있다. 이에 반해 얻은 홍보효과는 탁월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KOVO는 상위팀 리그성적이 비슷했던 2008~2009 시즌에는 추가로 분석을 의뢰하지 않았다.
체육과학연구원 유의동박사(스포츠경영학)는 “구단을 운영하면서 계량적인 효과도 분명하지만 무엇보다 고객의 충성도(로얄티)는 계량화 하지 못할 정도 탁월하다”고 말했다. TV 노출효과만 계산됐을 뿐 소비자의 구매욕구 등의 충성도는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구단의 한 관계자는 “배구단을 통해 유무형의 효과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경영진에서는 스포츠단을 돈만 쓰는 부서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LG화재에서 LIG손해보험, 한전에서 KEPCO45로 사명을 변경한 두 팀이나, 신생팀 우리캐피탈이 프로배구팀을 통한 홍보없이 요즘같은 CI(Corporate Identity) 안착효과를 낼 수 있었을까. 경향신문|김창영 기자 bodang@kyunghyang.com
■ 프로배구 2007~2008 V-리그 홍보효과
▲남자부
구 단 미디어 노출효과 성 적
현대캐피탈 465억 5419만원 준우승(2위)
삼성화재 390억 4171만원 우승(1위)
대한항공 308억 9513만원 3위(3위)
LIG손해보험 192억 9337만원 4위(4위)
신협상무 93억 8293만원 5위(5위)
KEPCO45 89억 6341만원 6위(6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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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부
구 단 미디어 노출효과 성 적
GS 칼텍스 208억 9815만원 우승(3위)
흥국생명 204억 8580만원 준우승(1위)
KT&G 159억 5908만원 3위(2위)
현대건설 101억 7199만원 5위(5위)
도로공사 97억 3270만원 4위(4위)
<자료:한국배구연맹•SMS리서치앤컨설팅>